기호와 시니피앙: 의미의 구조와 분석의 언어
1. 소쉬르의 기호 이론: 기표와 기의의 결합
- 소쉬르는 기호를 두 측면으로 나눈다: 시니피앙(기표, 소리/형식) + 시니피에(기의, 개념/의미)
- 예: '눈'이라는 기표는 '사람의 눈', '눈이 내린다', '눈금선' 등 다양한 기의와 연결된다.
- 의미는 문맥 속 시니피앙의 배열에 따라 결정된다.
2. 라캉의 해석: 시니피앙과 시니피에의 분리
기호=St/Se
- 라캉은 기호 = 시니피앙(청각심상) + 시니피에(개념)의 결합으로 본다.
- 하지만 시니피앙과 시니피에를 분리해서 이해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 시니피앙은 문맥에 따라 의미가 달라지며, 그 자체로는 고정된 의미를 갖지 않는다.
- 분석에서 이 구조는 핵심이 된다. 증상은 고정된 병명이 아니라 개별 주체의 의미를 지닌 시니피앙이다.
3. 분석에서 증상은 기호가 아니라 시니피앙이다
- 의학에서는 '기침 → 결핵, 감기 등' 같은 고정된 기호 체계가 가능하다.
- 정신분석에서는 하나의 증상(예: 말실수)이 어떤 질환도 고정적으로 지시하지 않는다.
- 의미는 주체만이 발견할 수 있는 고유한 해석의 몫이다.
- 분석가는 의미를 정해주는 자가 아니라, 주체가 자기 의미를 찾도록 도와주는 존재이다.
4. 시니피앙은 차이에 의해 작동한다
- 하나의 시니피앙은 다른 시니피앙들과의 차이 속에서만 의미를 갖는다.
- 예: '남자'는 '여자'라는 시니피앙과의 대립 속에서 정의된다.
- 예: 로빈슨 크루소가 발견한 발자국
흔적 = 결여된 대상의 인덱스
“발은 사라졌지만, 발자국은 그 결여를 직접 가리킨다.”
기표 = 결여 자체를 가리키는 표식
“발이 있었는지조차 상관없다. 중요한 것은 ‘빈 자리’가 다른 기표들과 구별되는 방식이다.”
지워질 수 있음은 기표의 존재 조건
“소거되더라도 ‘자리’는 남고, 그 자리가 체계를 굴린다.”
5. 기호는 단독(S1), 시니피앙은 관계(S1–S2)로 이루어진다
- 기호는 단독으로 존재 (예: 연기 → 불)
- 시니피앙은 항상 다른 시니피앙과의 관계 안에서 의미를 생산 (예: 꿈의 이미지들)
- 분석에서는 꿈의 이미지나 말실수가 시니피앙으로 작용하며 해석의 연결고리가 된다.
- 꿈의 이미지는 단독으로는 하나의 기호이지만, 해석과 함께 꿈의 이미지는 기호이기를 그치고 시니피앙으로 작용한다. (시니피앙은 기호 이미지로서의 충만함을 잃어버리고 공허해진다.)
6. 라캉의 시니피앙 개념은 매우 넓고 유동적이다
- 라캉은 언어뿐 아니라 사회 전체, 주체의 흔적, 이마고 등도 시니피앙으로 간주한다.
- 시니피앙은 때로는 아직 의미화되지 않은 이미지나 잔여도 포함한다.
- 이후 라캉은 시니피앙을 S1(우선적 시니피앙)과 S2(보충적 시니피앙)으로 나눠 설명한다.
- 하지만 일반적으로 이 구분 없이 모두 '시니피앙'이라 불려 해석의 혼란을 낳는다.
7. 요약: 정신분석에서 기호는 의미가 아니라 구조의 차이이다
- 의미는 사전에 주어진 것이 아니라, 시니피앙들의 배치, 차이, 연결 속에서 생성된다.
- 정신분석은 기표와 의미 사이의 틈, 즉 의미의 미결정성과 주체의 해석 가능성에 주목한다.
- 이는 “무의식은 언어처럼 구조화되어 있다”는 라캉의 기본 명제와 연결된다
공시태와 통시태
1. 언어는 선택과 연결의 두 축으로 구성된다
- 하나의 문장은 시니피앙의 선택 → 시니피앙의 연결로 이루어진다.
예: ‘하늘은 파랗다’- ‘하늘’, ‘파랗다’는 각각 유사한 단어들의 집합에서 선택됨 (공시적 선택)
- ‘하늘-은-파랗다’는 문법에 따라 시간적으로 배열됨 (통시적 연결)
- 이 두 축이 동시에 작동하며 언어는 구조화된다.
2. 공시태는 동시적이고 확장적인 구조이다
- 공시태는 사전처럼 시니피앙이 동시에 존재하는 장(場)을 의미한다.
- 시간 흐름과 무관하게 존재하며, 단어 선택의 기반이 된다.
- 예: 하늘, 강, 산, 물 등이 동시에 존재하는 집합에서 하나가 선택됨.
3. 통시태는 시간의 흐름에 따른 선형적 구조이다
- 통시태는 단어들이 시간적 순서에 따라 연결되고 배열되는 축이다.
- 문장은 이 통시적 구조를 따라 완성되며, 의미가 전개된다.
- 예: 하늘 - 은 - 파랗다 → 이 구조 자체가 통시태이다.
4. 야콥슨의 실어증 분류: 두 축의 병리학적 분리
① 공시태 기능 장애
- 단어를 고르는 데 어려움이 있음. (선택 불능)
- 문법은 유지되나, 표현이 은유 불가능 → 환유적 표현에만 머묾
- 예: ‘펜’이 생각나지 않아 ‘쓰는 것’, ‘길쭉한 것’ 등 주변 단어로 계속 미끄러짐.
② 통시태 기능 장애
- 단어 선택은 가능하지만 문법적 연결이 불가능
- 문장이 전보문처럼 끊기며, 오히려 은유가 과도하게 사용되기도 함.
5. 정신분석에서도 이 구조는 적용된다
- 무의식에서 드러나는 언어는 종종 선택(공시태)과 연결(통시태)의 규칙을 벗어난다.
- 증상, 말실수, 꿈 해석 등은 이 두 축의 비정상적 조합에서 중요한 단서가 드러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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