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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눌 수 없는 잔여-지젝-28 3-9. ‘이중슬릿’의 다섯 가지 교훈 3-9-1. 이중슬릿과 양자적 잠재성• 두 슬릿이 모두 열려 있으면 전자를 하나씩 방출해도 간섭무늬가 나타나지만, 전자가 어느 슬릿을 통과하는지 관찰하면 간섭현상이 사라진다.• 이는 입자가 미리 결정된 하나의 경로를 단순히 선택하는 것이 아니라, 파동함수 속의 여러 잠재적 경로가 실제 결과에 관여한다는 문제를 제기한다.• 따라서 양자적 잠재성은 아직 실현되지 않은 단순한 가능성이 아니라 실제 사건의 구성에 참여하는 잠재성으로 이해된다. 3-9-2. 가능성이 실제성을 규정한다• 전통적으로 가능성을 현실적인 힘으로 경험하는 것은 인간과 상징적 질서의 특징으로 간주되었다.• 라캉의 상징적 권력 역시 실제 폭력을 행사할 때보다 그것을 ‘행사할 수 있다’는 잠재적 위협으로 .. 2026. 9. 21.
나눌 수 없는 잔여-지젝-27 3-7. 역사주의에 반대하며 3-7-1. 개별자의 불완전성과 보편성• 개별적 사회현상은 특정한 역사적 맥락만으로 완전히 설명될 수 없으며, 완전한 맥락화를 시도하는 역사주의 자체가 역설적으로 맥락을 초월한 중립적 관점을 전제한다.• 주체가 타자의 역사적 조건을 완전히 파악할 수 없을 뿐 아니라, 타자 자체도 자신의 조건에 의해 완전히 규정되지 않는다.• 따라서 보편성은 개별적 차이를 제거한 공통분모가 아니라, 주체와 타자 모두에게 존재하는 ‘결여의 교차’에서 출현한다. 3-7-2. 역사적 기원과 보편적 호소력• 마르크스가 호머를 통해 제기한 핵심 문제는 작품이 특정 시대의 산물임에도 왜 다른 시대의 사람들에게 계속 호소력을 갖는가에 있다.• 인권 역시 근대 서구 부르주아 사회라는 역사적 기원을 밝혀내는 .. 2026. 9. 18.
나눌 수 없는 잔여-지젝-26 3-5. 양자물리학의 ‘11번 테제’ 3-5-1. 자기-반영적 지식과 ‘11번 테제’• 양자물리학의 핵심적 특징은 관찰하는 주체와 지식 자체의 개입을 과학적 과정의 외부가 아니라 그 과정의 구성적 계기로 포함시킨다는 데 있다.• 이런 점에서 양자물리학은 마르크스주의·정신분석과 마찬가지로 대상을 단순히 중립적으로 묘사하는 것이 아니라, 지식의 행위 자체가 대상을 변화시키는 자기-반영적 지식이다.• 마르크스주의 이론은 노동계급을 혁명적 주체로 변화시키고, 정신분석의 해석은 증상에 개입하며, 양자물리학의 관측은 파동함수의 붕괴에 관여한다.• 따라서 마르크스의 ‘11번 테제’처럼 여기서 중요한 것은 지식과 대상의 분리가 아니라, 참된 지식이 자신의 대상에 개입하면서 자신의 진리를 입증한다는 구조이다. 3-5-2.. 2026. 9. 17.
나눌 수 없는 잔여-지젝-25 3-3. 반성된 이데올로기로서의 냉소주의 3-3-1. 테크놀로지 결정론과 언표행위의 위치• 컴퓨터화가 사회를 변화시키는 방식은 테크놀로지 자체에서 직접 결정되는 것이 아니라, 그것이 기존의 사회적 관계를 통해 어떻게 받아들여지고 사용되는가에 따라 달라진다.• 프로이트의 새신랑 농담에서 문제는 아내를 좋아한다는 사실보다, 자신의 개인적 욕망을 마치 제3자의 취향처럼 객관적으로 평가하는 불가능한 언표행위의 위치에 있다.• 헤겔적 비판 역시 어떤 진술의 내용만 검토하는 것이 아니라 “누가, 어떤 위치에서 이 말을 하는가?”라는 언표행위의 위치를 통해 그 진술의 모순을 드러낸다. 3-3-2. ‘메타언어는 없다’와 반성된 인종주의• 현대의 인종주의자는 자신의 폭력을 경제적 불안, 사회적 좌절, 가족관계 등의 결과.. 2026. 9. 16.
역사와 현실 변증법-코제브-12 4-36. 규정된 부정은 단순한 무가 아니라 긍정적 결과를 산출한다• 헤겔에게 변증법적 부정은 아무 내용도 없는 추상적인 무가 아니라 특정한 규정에 대한 부정이다.• A의 부정은 막연한 부정이 아니라 바로 A의 부정이므로, 그 결과인 비-A에는 부정된 A의 규정이 포함되어 있다.• 따라서 A는 비-A에서 단순히 소멸하는 것이 아니라 부정된 형태로 보존되며, 이것이 변증법적 지양이다.• 변증법적 부정이 새로운 긍정적 규정으로 귀결되는 것은 부정의 결과가 자신의 출발점인 규정된 내용을 보존하기 때문이다. 4-37. 부정성의 자유는 자신이 부정하는 규정에 의해 구체화된다• 순수한 ‘비’ 자체는 아무런 규정도 갖지 않는 추상적 무이며, 모든 주어진 규정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다는 점에서 절대적 자유를 나타낸다.•.. 2026. 9. 15.
역사와 현실 변증법-코제브-11 4-25. 역사 종결의 문제는 인간의 완전한 충족 여부에 달려 있다• 헤겔에게 인간은 본질적으로 인정에 대한 욕구이며, 역사는 이 욕구가 점차 충족되어 가는 과정이다.• 헤겔은 보편적이고 동질적인 국가에서 인정 욕구가 완전히 충족된다고 보고, 이를 나폴레옹 제국에서 실현된 것으로 해석했다.• 그러나 당시의 국가는 아직 형성 중이었으며, 미래에 새로운 욕구나 새로운 부정적·창조적 행위가 출현하지 않는다고 미리 보장할 수는 없다.• 따라서 인정 욕구가 인간의 모든 가능성을 포괄하며 역사가 실제로 종결되었다는 것을 어떻게 알 수 있는지가 문제가 된다. 4-26. 역사 종결과 절대지의 관계에는 악순환이 발생한다• 인간의 모든 가능성을 알기 위해서는 인간에 관한 완전하고 절대적인 지식이 필요하다.• 그러나 절대지.. 2026. 9. 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