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글417 역사와 현실 변증법-코제브-9 3-41. 헤겔의 혁신은 개념과 시간을 동일시한 데 있다• 헤겔은 “시간은 현존재의 형식을 지닌 개념 자체이다”라고 말하며 개념과 시간을 직접 동일시한다.• 이 점에서 철학사는 플라톤에서 칸트까지의 시기와 헤겔 이후의 시기로 크게 나뉜다.• 플라톤·아리스토텔레스·칸트는 개념을 시간과 어떤 방식으로든 구별했지만, 헤겔은 그 구별 자체를 폐기한다.• 이러한 동일시는 자유롭고 역사적인 개체로서의 인간을 철학적으로 설명하기 위한 것이다. 3-42. 헤겔의 학은 인간·세계·존재를 역사적 시간으로 통일한다• 현상학적으로 헤겔은 세계 속에서 살아가며 자신을 자유롭고 역사적인 존재로 인식하는 인간을 서술한다.• 형이상학적으로는 그러한 인간이 출현할 수 있기 위해 세계가 어떠해야 하는지를 밝힌다.• 존재론적으로는 존재 .. 2026. 9. 7. 나눌 수 없는 잔여-지젝-22 2-19. 라캉의 ‘성차공식’을 읽지 않는 방법 2-19-1. ‘여성은 아버지의 이름 중의 하나이다’• 라캉에게 여성성의 환상적 형상은 원초적 어머니의 흔적이 아니라, 상징적 법 이전의 ‘원초적 아버지-향유’가 되돌아오는 방식이다.• 궁정식 사랑의 귀부인은 어떤 법에도 구속되지 않고 자의적으로 명령한다는 점에서 모든 것을 향유하는 원초적 아버지와 동일한 위치를 차지한다.• 따라서 “여성은 아버지의 이름 중의 하나”라는 명제는 ‘여성’이 상징적 질서의 기원에 있는 무제한적 향유를 표상하는 여러 환상적 이름 가운데 하나라는 뜻이다. 2-19-2. 첫 번째 오독: 여성을 팔루스적 법의 ‘예외’로 보기• 성차공식의 흔한 오독은 남성을 팔루스 함수의 보편성으로, 여성을 그 보편성을 벗어나는 예외적 향유로 이해하는.. 2026. 9. 6. 나눌 수 없는 잔여-지젝-21 2-17. 대리보충으로서의 목소리 2-17-1. 의미를 넘어서는 목소리의 잉여• 목소리는 주체의 의미를 전달하는 투명한 매체인 동시에, 의미로 환원되지 않는 불투명한 잉여이기도 하다.• 특히 노래하는 목소리가 고정된 의미에서 벗어나 자기 향유로 나아갈 때, 라캉이 말한 ‘의미-의-향유jouis-sense’가 나타난다.• 음악은 이러한 목소리의 향유를 통해 사회적·상징적(언어적) 질서를 흔들 수 있기 때문에 역사적으로 끊임없는 규제의 대상이 되었다. 2-17-2. 권력과 목소리의 ‘대리보충’• 권력은 목소리의 과잉을 언어와 규칙에 종속시키려 하지만 목소리 자체를 제거할 수는 없다.• 목소리는 군가나 종교음악처럼 집단을 결속하고 권력을 작동시키는 데 필수적인 수단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목소리는 질서를 위협.. 2026. 9. 2. 역사와 현실 변증법-코제브-8 3-30. 칸트는 영원한 개념을 영원이 아니라 시간과 관계시킨다• 칸트는 플라톤·아리스토텔레스처럼 개념을 영원한 것으로 보지만, 그 개념이 관계하는 대상을 영원이 아니라 시간으로 바꾼다.• 이는 개념을 자기완결적 실체가 아니라 다른 어떤 것과의 관계로 파악함으로써 스피노자적 체계의 불가능성을 피하려는 시도이다.• 칸트에게 선험적이라는 것은 경험을 가능하게 하는 것이며, 경험이 본질적으로 시간적이므로 선험적 조건은 시간적 경험에 앞서는 영원한 조건이다.• 따라서 보편적이고 필연적인 진리는 시간을 배제하는 영원한 개념에 의해 가능하지만, 그 개념은 시간적 경험과 관계해야 한다. 3-31. 선험적 자아는 범주의 근원이지만 인간에게 직접 인식될 수 없다• 영원한 개념의 근원은 선험적 자아 또는 선험적 통일이며,.. 2026. 8. 31. 역사와 현실 변증법-코제브-7 3-18. 아리스토텔레스는 영원을 시간 밖이 아니라 시간 속에서 파악한다• 아리스토텔레스도 플라톤처럼 개념을 영원한 것으로 보며, 개념이 시간 자체가 아니라 영원과 관계한다고 본다.• 그러나 플라톤과 달리 그는 영원한 것이 시간 밖에 따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시간 속에 존립한다고 본다.• 개별적인 개들은 생멸하지만 ‘개’라는 유는 지속되므로, 유는 시간 속에 존재하면서도 영원한 것으로 파악될 수 있다.• 따라서 시간적 세계 내부에 영원이 포함되는 한, 그 세계에 대한 절대적 인식도 가능하다고 본다. 3-19. 아리스토텔레스의 영원은 반복과 순환의 구조를 가진다• 시간 속의 변화는 완전히 무질서한 흐름이 아니라, 생명체와 종처럼 일정한 형식을 지속시키는 반복 구조를 포함한다.• 생명체의 지속적 형식을 가.. 2026. 8. 27. 나눌 수 없는 잔여-지젝-20 2-15. 상징적 속임수 2-15-1. 거짓이 공동체의 진실이 되는 순간• 헤겔에게 어떤 개념이 처음에는 대중을 속이기 위한 이데올로기적 수단이었더라도, 사람들이 그것을 사회적 실존의 기초로 받아들이면 더 이상 단순한 거짓이 아니다.• 개인의 ‘비합리적 오류’ 역시 타인들이 이에 호응하면 협력을 만들어내는 정초적 행위로 전환될 수 있다.• 따라서 오류인지 진정한 협력인지를 사전에 확정할 수 없다는 결정불가능성 자체가 상징적 공동체의 조건이다. 2-15-2. 대타자와 정신적 실체의 자율화• 사회적 규칙의 진정한 의미를 누군가 완전히 통제한다고 생각하면 상징적 질서는 조작의 체계가 되며, 이것이 편집증의 구조이다.• 반대로 ‘민족’과 같은 개념은 누구도 그 의미를 완전히 통제할 수 없기 때문에 공동체의 공통.. 2026. 8. 26. 이전 1 2 3 4 ··· 70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