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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

도덕의 계보-니체-8(제2논문)

by Ang ga 2025. 4. 10.

11. 정의는 능동적 권력에서 비롯된다

 

정의의 기원을 ‘원한’에서 찾으려는 시도에 대한 반박

  • 일부 학자들은 정의의 기원을 ‘원한’이라는 감정에서 찾으려 한다.
  • 니체는 이런 시도에 대해 “정의의 정신에 의해 점령된 최후의 지역이야말로 반동적 감정의 지역이다”라고 비판하며, 원한이 정의의 출발점이 아님을 강조한다.
  • 원한은 무정부주의자와 반유대주의자들 사이에서 은밀히 자라나는 감정이며, 정의를 복수의 정당화로 왜곡한다.

 

정의는 능동적이고 강력한 자의 시야에서 비롯된다

  • 능동적 인간은 반동적 인간보다 정의에 가깝다.
  • 그는 대상에 대한 기만이나 왜곡 없이 판단할 수 있는 자유로운 눈과 결백한 양심을 지닌다.
  • 반면 ‘양심의 가책’은 원한을 품은 자가 만들어낸 감정이다.
  • 법과 정의는 능동적이고 자발적인 권력의 영역에서 발생했으며, 반동적 감정에 대한 질서와 통제의 산물이다.

 

법률은 감정을 넘어서는 제도적 장치이다

  • 법은 감정의 무분별한 폭주를 억제하고, 공동체의 권위 아래 통제 가능한 질서를 형성한다.
  • 최고 권력은 복수의 감정을 통제하기 위해 ‘법률’을 제정하며, 이는 “무엇이 허용되고 금지되는가”를 명확히 밝히는 포고문이 된다.
  • 법은 결국 피해자 개인의 감정을 넘어, 비개인적인 평가 기준을 훈련시킨다.

 

삶의 본질과 법의 관계

  • 삶은 본질적으로 침해적, 폭압적, 착취적 성격을 지닌다.
  • 이러한 본질적 속성은 그 자체로 ‘불법’이 아니며, 법은 이를 단지 조절하고 조직화할 뿐이다.
  • 법은 삶의 의지를 제약하는 예외적 장치로, 더 큰 권력 단위를 만들기 위한 수단이다.
  • 따라서 법질서를 절대시하는 사고는 허무주의로 가는 길이며, 인간의 미래를 파괴하는 위험한 사고방식이다.

12. 형벌의 기원과 목적: 오해와 전도된 해석

 

형벌의 기원과 목적은 전혀 다른 문제다

  • 니체는 형벌을 논의할 때 흔히 ‘형벌의 목적’이 곧 그것의 기원이라 여기는 오류를 지적한다.
  • 예를 들어 ‘형벌은 복수를 위해 생겨났다’거나 ‘형벌은 위협 수단이었다’는 식의 해석은 발생과 효용을 혼동한 단순한 도식에 불과하다.
  • 그는 “법률에 있어서의 목적은 발생의 마지막에야 고려될 수 있는 것”이라고 말하며, 이 둘을 엄격히 분리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형식과 의미는 고정된 것이 아니다

  • 역사 속의 제도나 기관은 처음의 목적에서 벗어나 다른 권력에 의해 해석되고 조정된다.
  • 어떤 제도가 생겼을 당시의 의도와는 전혀 다른 기능으로 재배치되는 과정이 반복된다.
  • 예: 종교적 의례, 법률 제도, 정치 형식은 시대마다 지배적 권력의 의도에 따라 의미가 재구성된다.

 

‘진보’는 단순한 진화가 아니다

  • 니체는 진보란 “힘이 강한 권력이 약한 권력을 제압하고, 그 위에 의미를 덧씌우는 과정”이라고 본다.
  • 따라서 진보는 논리적·합리적인 방향이 아니라, 우연과 힘의 경쟁, 해석의 투쟁이다.
  • 기관의 퇴화, 의미 상실, 죽음까지도 진보의 조건이 될 수 있다.

 

형벌의 해석은 권력 의지의 표현이다

  • 형벌은 단지 고정된 기능이 아니라, 그 시대 지배 권력이 의미를 덧입히는 해석적 실천이다.
  • 이는 끊임없는 재정의의 연속이며, 과거의 기능은 현재의 권력 해석 아래에서 사라지거나 새롭게 바뀐다.

 

‘적응’이라는 해석의 문제점

  • 현대 생물학과 생리학은 ‘적응’을 중립적 진화의 핵심 원리로 내세우지만, 니체는 이에 비판적이다.
  • 적응은 자발적이고 창조적인 ‘권력 의지’를 배제한 수동적 해석이다.
  • 허버트 스펜서의 생명 개념은 삶을 외부 환경에 대한 소극적 적응으로 환원시켰고, 니체는 이를 생명 개념의 축소와 왜곡이라 본다.

 

삶은 본질적으로 ‘형성하는 힘’이다

  • 삶은 단순한 반응이 아니라, 새로운 방향을 설정하고 의미를 부여하는 능동적 해석 행위이다.
  • 니체는 이 점에서 스펜서의 ‘적응 중심 생명 해석’보다는, 헉슬리의 비판적 입장에 동의한다.
  • 삶은 권력의지의 발현이며, 제도나 형벌도 이 의지의 산물로 봐야 한다.

13. 형벌의 의미는 고정되지 않는다

 

형벌은 두 가지 요소로 나뉜다

  • 형벌에는 첫째, 비교적 항구적인 것, 즉 관습화된 절차 극적 형식이 있다. 둘째는 일시적이고 유동적인 요소, 즉 의미와 목적이다.
  • 이 두 가지는 엄연히 구분되어야 하며, 많은 도덕·법률 계보학자들이 이를 혼동하고 있다.

 

절차는 의미보다 먼저 생겨났다

  • 니체는 형벌의 절차는 그 효용이나 목적보다 오래된 것이라 말한다.
  • 즉, 형벌이라는 행위의 극적 구성과 절차는 원래 다른 의미로 실행되었고, 후에 새로운 의미와 목적이 부가되며 재해석되었다.

 

현대 형벌 개념은 ‘의미의 종합체’이다

  • 현대에 와서는 형벌이란 단일한 개념이 아니라, 다양한 의미들이 중첩된 집합체가 되었다.
  • 이 때문에 "오늘날 형벌은 무엇을 위해 존재하는가?"라는 질문에 명확한 대답을 하기는 불가능하다.
  • 니체는 이렇게 덧붙인다: "정의할 수 있는 것은 역사를 지니지 않는 것뿐이다."

 

초기 사회에서는 형벌의 요소가 분리 가능했다

  • 현대와 달리 초기 문화 단계에서는 형벌의 의미들이 각각 분해 가능하고, 우선순위가 바뀔 수 있는 상태였다.
  • 때로는 공포 조성, 때로는 복수 억제, 혹은 교도(敎導) 등의 요소가 우위를 차지했다.

 

형벌은 다양한 목적에 활용되었다

 

니체는 형벌이 실제 역사 속에서 다음과 같은 매우 다양한 목적으로 기능했다고 설명한다:

  • 해를 제거하고 저지하는 수단
  • 감정적 손해배상의 수단
  • 혼란 확산 방지, 교란자 격리 수단
  • 지배자의 공포 유발 수단
  • 범죄자가 누린 이익에 대한 조정
  • 퇴화적 요소 제거 및 종족 정화
  • 축제이자 조롱의 수단
  • 기억을 새기기 위한 교도 수단
  • 복수를 억제하기 위한 권력의 중재
  • 자연 상태의 복수와 타협한 제도
  • 질서·계약의 적을 공격하기 위한 정치적 선전 수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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