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소외된 노동
소외 이론의 핵심 목적
- 마르크스는 『경제학-철학 수고』에서 자본주의 사회에서 나타나는 소외 현상을 비판적으로 분석하고자 한다.
- 그의 소외 이론은 다음과 같은 구조를 갖는다:
- 자본주의 사회에서의 소외의 양상 비판
- 그 사회경제적 구조에 대한 분석을 통한 원인 규명
- 이러한 소외 상태에서 인간을 구출할 방안 제시
핵심 개념: 소외된 노동
- 중심 개념은 ‘소외된 노동’(die entfremdete Arbeit)이며, 자본주의 사회의 노동 현상을 이해하는 출발점이다.
- 소외의 원인으로 사적 소유, 분업, 화폐의 물신화 등을 분석하며, 이후 공산주의 사회와 인간 감성의 회복, 프롤레타리아트의 역할을 논의함.
1.1 노동의 본질 – 유적 존재로서의 인간과 노동
인간 개념의 철학적 전환
- 마르크스는 포이에르바하의 ‘유적 존재’ 개념을 수용하되 비판함.
- 포이에르바하는 현실의 능동적 인간을 이해하지 못함.
- 마르크스에 따르면 인간은 단순한 자연존재가 아닌 ‘인간적 자연존재’, 즉 사회적 인간임.
유적 존재란 무엇인가
- 인간은 개별이 아니라 본질적으로 사회적 존재.
- 개인의 삶은 공동체 속에서 비로소 성립되며, 타인과의 활동 속에서 유적 존재로 자각된다.
- 인간은 실천과 이론 양면에서 자신의 유(類)를 대상으로 삼고, 자유로운 존재로 자기 자신과 관계한다.
의식적 활동과 자유의 연관성
- 의식적 생활 활동은 인간을 동물과 구별시키는 핵심.
- 유적 존재로서의 인간은 자신의 삶을 대상화할 수 있으며, 이로 인해 자유로운 활동이 가능해짐.
노동을 통한 유적 존재의 실현
- 인간은 노동을 통해 자신을 증명한다.
- 자연은 노동을 통해 인간의 작품, 인간 현실로 변모하며, 노동의 대상은 인간 유적 삶의 대상화이다.
1.2 소외된 노동의 제 형태
사적 소유와 자본주의 경제학의 한계
국민경제학의 문제점
- 마르크스는 고전파 경제학의 언어와 법칙을 수용하되, 그 한계를 비판함.
- 노동자는 점점 더 많은 부를 생산할수록 더 가난해지고, 생산물이 많아질수록 노동자 자신도 값싼 상품이 됨.
- 사물 세계의 가치가 커질수록 인간 세계의 가치는 줄어든다.
국민경제학의 은폐
- 고전 경제학은 사적 소유를 전제로 하지만, 그 기원을 설명하지 않음.
- 노동과 자본의 분리, 임금과 이윤의 관계 등도 추상적 공식으로 처리함.
- 마르크스는 이 ‘사실’을 분석하여 ‘소외된 노동’이라는 본질을 도출함.
소외된 노동의 제 형태
1) 노동생산물로부터의 소외
노동의 현실화는 노동자의 탈현실화로 나타난다
- 자본주의 사회에서 노동자는 생산물을 많이 만들수록 더 가난해진다.
- 생산물은 본래 인간의 욕구 충족을 위한 것이지만, 소유자가 따로 존재함으로써 노동자는 자신의 생산물로부터 소외된다.
- 노동은 더 이상 자기실현의 수단이 아니라, 생명력이 탈취되는 과정이 된다.
- 생산물은 노동자의 생명을 담고 있지만, 이제는 그로부터 분리되어 낯설고 적대적인 힘으로 작용한다.
노동의 대상화는 곧 대상 상실이다
- 생산물은 노동자의 노동이 사물화된 결과이며, 이는 노동의 대상화이다.
- 하지만 이 대상화는 곧 노동자의 탈현실화, 대상 상실, 대상에 대한 예속으로 나타난다.
- 생산물이 거대해질수록, 노동자는 더욱 왜소해지고 무력해진다.
- 생산물이 인간을 지배하는 역전된 상황이 발생한다. 이는 종교처럼, 인간이 외부에 준 것이 오히려 인간 자신을 지배하는 구조다.
노동자는 자신의 생산물에 완전히 예속된다
- 노동자는 생존을 위해 노동의 대상을 수용해야 하며, 노동 자체를 위해 먹고 살아야 하는 존재가 된다.
- 노동자는 노동의 대상으로서의 자연뿐만 아니라 생존 수단으로서의 자연에도 종속된다.
- 그는 오직 노동자로서만 육체적 존재로 살아남을 수 있으며, 육체적 존재로서만 노동자가 될 수 있는 이중적 예속 상태에 빠진다.
국민경제학은 이 소외의 현실을 은폐한다
- 마르크스는 국민경제학이 노동자와 생산물의 직접적 관계를 다루지 않음으로써, 노동의 본질에 있는 소외를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고 비판한다.
- 노동자는 부를 생산하면서 빈곤해지고, 미(美)를 만들면서 신체적으로 불구가 되며, 정신을 창조하면서도 자신은 정신적으로 피폐해진다.
- 노동의 본질적 관계는 생산물과의 관계 속에서만 이해될 수 있으며, 단순히 '노동 그 자체'로는 파악될 수 없다는 점이 마르크스의 핵심 주장이다.
2) 생산 활동으로부터의 소외
생산물뿐 아니라 생산 활동에서도 소외된다
- 마르크스는 소외가 단지 생산물과의 관계에서만이 아니라, 노동 자체, 즉 생산 행위 그 자체 안에서도 발생한다고 본다.
- 노동자는 자신의 활동을 통해 낯선 생산물을 만들 뿐 아니라, 생산하는 과정에서 자기 자신으로부터 분리되고 만다.
- 이러한 소외는 단순한 사물의 소외가 아니라, 자기소외(Selbstentfremdung)이다.
노동은 자발적 활동이 아닌 고통스러운 강제노동이 된다
- 노동은 더 이상 인간의 본질적 활동이 아닌, 외적인 활동으로 전락한다.
- 노동자는 노동 안에서 자신을 긍정하지 않고, 불행을 느끼고 자신의 본질을 소진한다.
- 자발성과 자유가 결여된 노동은 고행의 노동, 자기희생의 노동이다.
- 노동은 삶의 목적이 아니라, 생존을 위한 수단이며, 이는 강제 노동(Zwangsarbeit)의 특징이다.
노동은 더 이상 자신의 것이 아니다
- 노동은 노동자에게 속하지 않고, 타인의 것이 된다.
- 노동자는 자신의 노동 속에서 자기 자신을 경험하지 않고, 자신을 잃어버린다.
- 마르크스는 이를 종교적 소외와 유사하게 설명한다.
즉, 노동자의 활동은 타자에게 귀속되며, 그 자신에게는 상실로 나타난다.
인간적인 것이 동물적인 것으로 전도된다
- 노동자가 해방감을 느끼는 순간은 노동이 끝난 후, 먹고 마시고 생식하는 동물적인 기능을 수행할 때뿐이다.
- 역설적으로 인간적 활동인 노동은 고통의 원인이 되고, 동물적 기능만이 유일한 자유의 영역으로 남게 된다.
- 이는 인간과 노동의 관계가 철저히 비인간화되었음을 보여주는 상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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