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의 논리
1. 정신분석에서 시간은 직선적으로 흐르지 않는다
- 라캉은 시간의 흐름을 선형이 아닌 ‘교차’와 ‘순환’ 구조로 본다.
- 유아는 거울 속 이미지를 통해 미래의 통일된 자아를 예지적으로 인식한다.
- 동시에 그 통일된 이미지는 과거의 조각난 신체를 소급적으로 불러낸다(결정한다).
- 이로써 현재, 미래, 과거가 서로 영향을 주고받으며 교차한다.
2. '세 죄수' 이야기로 드러나는 시간의 변증법
- 흰색 마크 3개, 검은 색 마크 2개가 있다. 이 중 3개를 세 죄수의 등에 붙인다.(모두에게 흰색을 붙인다.)
- 세 죄수 A, B, C는 서로의 등에 붙은 마크를 보고 자기 것의 색을 추론해야 한다.
- 모두 흰색 마크를 가지고 있지만, 각자는 자신의 것이 무엇인지 확신할 수 없다.
- 각각은 ‘내가 검정색일 수도 있다’는 가정을 통해 타인의 반응을 유예하며 관찰한다.
- 상대가 움직이지 않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자기의 색을 추론할 근거가 생긴다.
- 결국 세 사람은 같은 논리로 자기 색이 흰색임을 깨닫고 동시에 출구로 향한다.
2. 세 죄수 이야기로 설명되는 시간의 구조
- 세 죄수는 서로의 마크를 보고 자신의 마크를 추론해야 한다.
- 이 과정에서 중요한 것은 타인의 ‘주저’나 ‘행동’이 나의 판단 근거가 된다는 점이다.
- 주저가 길어질수록, 각 죄수는 자기 확신을 높이고 동시에 행동의 결정 시점에 도달한다.
3. 논리적 시간은 세 단계로 구성된다
① 응시의 순간
- 즉각적인 지각과 판단의 계기.
- 눈앞에 두 개의 검정색 → 나는 흰색이라는 논리적 구조가 발동된다.
② 이해의 시간
- 타자의 반응을 통해 자기 판단을 추론하는 시간.
- “그들이 망설이는 걸 보니 나는 흰색일 것이다”라는 간접적 추론.
③ 결론의 순간
- 판단의 유예가 한계에 도달해 결정을 내려야 하는 순간.
- 초조감 속에서 주체는 행위로 돌입하며, 그 행위가 진리를 확증한다.
4. 판단은 행위를 통해서만 완성된다
- 주체는 초조감 속에서 판단을 내리고 행동한다.
- 이때 내려진 판단은 행위 이후에야 올바름이 입증된다.
- 즉, 진리는 행위 이전에 있는 것이 아니라, 행위를 통해 구성된다.
5. L 도식과의 연결: 행위는 진리로 가는 통로
- L 도식에서는 상상계의 경로(a-a′)와 대타자의 경로(A-S)가 분리되어 있다.
- 주체는 상상적 타자와의 반복적 관계 속에서 대타자의 진리에 도달하려 한다.
- ‘논리적 시간’의 주체는 행위를 통해서만 A의 메시지(진리)에 도달한다.
6. 행위는 분석에서 주체를 드러내는 방식이다
- 행위는 무의식적 주체가 모습을 드러내는 계기이다.
- 분석의 현장에서 행위는 착오, 행동화, 자살, 종결 등 다양한 방식으로 출현한다.
- 라캉은 이 행위야말로 주체의 실질적인 등장이라 본다.
7. 논리적 시간의 궤변적 성격
- 이 구조는 모든 참가자가 동일한 논리를 따른다는 전제 위에 성립한다.
- 각 죄수는 마치 컴퓨터처럼 주어진 정보에 따라 동일하게 반응한다.
- 현실에서는 불가능한 이상화된 모델이지만, ‘논리적 주체’의 구조를 추론하는 데 유효하다.
- 세 죄수 이야기는 순수 논리를 통해서도 설명되지 않는 주체적 요인 x가 발생함을 보인다.
8. 인간은 기계처럼 움직이지 않는다
- 세 죄수 이야기에서, 모든 사람이 동시에 같은 판단을 내리는 이상화된 논리가 전제된다.
- 하지만 현실에서 인간은 의혹, 주저, 초조감 등의 심리 상태를 경험하며 판단이 흔들린다.
- 라캉은 이 ‘흔들림’ 속에서 주체의 가능성(미지의 x)을 본다.
9. 정신분석은 자율적 주체 개념을 거부한다
- 데카르트적 코기토(“생각하는 자아”)는 자율적이고 통일된 의식 주체를 전제한다.
- 이는 뇌의 중심에 앉아 있는 ‘통제자’처럼 간주되지만, 정신분석은 이를 부정한다.
- 의식은 빙산의 일각이며, 무의식과 분열된 구조 속에서 주체는 존재한다.
10. 라캉의 주체는 무의식적이며 분열된 존재이다
- 정신분석은 자율적 주체 대신 무의식적 주체를 상정한다.
- 이 주체는 구조 안에서 형성되지만, 구조의 자동적 산물은 아니다.
- 무의식을 심리학적 실체로 간주하면 다시 코기토가 재현되므로 라캉은 이를 경계한다.
11. 구조주의와의 긴장 속에서 주체를 사유한다
- 라캉은 레비-스트로스의 구조주의를 받아들이면서도, 주체 개념을 포기하지 않았다.
- 다른 구조주의자들과 달리, 라캉에게 주체는 정신분석에서 제거할 수 없는 핵심이었다.
- 주체 없이는 책임, 행위, 욕망의 문제를 설명할 수 없기 때문이다.
12. 거울 단계와 논리적 시간은 모두 주체를 사유하는 장치이다
- 거울 단계: 주체는 이상적 이미지에 동일화하며 자기를 구성하지만, 항상 현실과의 간격(부조화) 속에서 자기를 추구한다.
- 논리적 시간: 판단은 타인의 행동을 지켜보는 시간 안에서 형성되며, 결론은 주체적 행위로만 도달 가능하다.
13. 정신분석의 주체는 ‘부정적 간극’ 속에서 출현한다
- 라캉의 주체는 조화롭고 완전한 자아가 아니라, 항상 결핍과 부조화, 논리적 결여 속에서 형성되는 존재이다.
- 정신분석은 이처럼 전체성의 불가능성을 전제로 하는 결핍의 존재로서의 주체를 요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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