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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

인간이란무엇인가-카시러-2

by Ang ga 2025. 5.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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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인간 인식은 우주의 재해석과 함께 다시 쓰였다

 

패러다임의 전환: “우주의 중심은 더 이상 인간이 아니다”

• 파스칼은 데카르트 이후에도 “인간이란 무엇인가”의 문제는 끝나지 않았다고 보았다.
• 근대의 초입에서 중요한 것은 새로운 사실이 아니라 새로운 사고 도구의 출현이었다.
• 경험적 관찰과 논리에 근거한 보편적 인간 이론이 등장하기 시작했다.

 인간을 이해하려면 우주 질서에 대한 새로운 이해에서 출발해야 한다.

• 코페르니쿠스의 태양 중심설은 새로운 인간학의 과학적 기초가 되었다.
• 인간은 이제 무한하고 말없는 우주 안에 고립된 존재가 되었다.

 

2. 회의와 겸허: “무한한 공간의 침묵이 나를 두렵게 한다”

 

파스칼과 몽테뉴의 경고

• 새로운 우주관은 인간 이성에 대한 회의와 외경을 불러일으켰다.
• 파스칼은 무한한 우주의 침묵을 두려워했다.
• 몽테뉴는 기존 인간 중심적 사고에 대한 겸허한 반성을 요구했다. “이 작은 인간이 어떻게 우주의 왕이 될 수 있는가?”

• 몽테뉴는 인간의 자기중심적 판단과 오만을 비판했다.
• 진정한 이해는 자연의 질서와 인간의 왜소함을 인식하는 데서 출발한다.

 

3. 무한의 긍정: “무한은 더 이상 두려움이 아니라 가능성이다”

 

죠르다노 브루노와 새로운 무한 개념

그리스 고전 사상에서 무한은 하나의 부정적 개념이다. 그것은 한계, 끝, 형태가 없고 불확정적인 것이다.

 당시 인간의 인식은 형에 대한 인식이므로 무한은 인간 이성의 대상일 수 없다.

 유한(페라스)과 무한(아페이론)은 플라톤에게 있어 서로 대립하는 근본 원리다.

 

브루노는 무한을 인간 이성의 가능성과 풍요함으로 해석했다.

• 그는 형이상학적 천체 질서의 경계를 허무는 인간 해방의 철학자였다.
• 코페르니쿠스의 발견은 우주의 열림이자 인간 정신의 개방을 뜻했다. 인간은 더 이상 물리적 세계의 좁은 감옥에 갇혀 있지 않다.

• 무한한 우주는 인간 이성의 한계가 아니라 자극이 된다.
• 이 새로운 인식은 브루노의 시적 언어로 표현되었다.

 

4. 근대 형이상학: “새로운 우주 안에서 인간을 새롭게 규정하다”

 

갈릴레오, 데카르트, 라이프니츠, 스피노자의 철학

• 갈릴레오: 수학은 무한한 신의 예지에 근접한 인간 지식의 절정이다.
• 데카르트: 보편적 회의를 허무는 무한 개념을 통해 신의 존재와 현실 세계의 실재를 증명했다.
• 라이프니츠: 미적분학을 통해 우주는 이해가능한 대상이 되었고, 자연 법칙과 인간 이성을 통합했다.
• 스피노자: 수학적 윤리학으로 인간과 우주를 아우르는 철학을 구축했다. 수학적 이성이야말로 우주와 도덕 질서를 동시에 이해하는 열쇠이다.

• 이들 모두는 새로운 우주관을 저주가 아닌 축복으로 전환시키는 사명을 수행했다.
• 합리주의적 인간학은 인간을 우주의 연장선상에서 이성적으로 해석하려는 시도였다.


<4>

 

1. 디드로의 경고: 과학의 패러다임은 바뀌어야 한다

 

“수학은 더 이상 과학의 최전선이 아니다”

• 1754년, 디드로는 과학의 정체를 예언하며 수학의 우위에 의문을 제기했다.
• 그는 새로운 과학은 사실의 관찰에 기반한 경험 과학이 될 것이라 전망했다.
• 수학은 정리하고 조직하는 도구일 뿐, 새로운 사실을 발견하지는 못한다고 주장했다.

 “우리는 수를 셀 줄 몰라서가 아니라, 셀 것이 없기 때문에 가난한 것이다.”

• 디드로는 논리의 과대평가를 비판하며, 자연 과학의 재출발을 예고했다.

 

2. 수학의 반격, 그러나 중심은 이동한다

 

“수학은 멈추지 않았지만, 중심은 변했다”

• 디드로의 예상과 달리 19세기 수학은 비약적으로 발전했다.
• 가우스, 리만, 바이어슈트라스, 포앵카레 등이 새로운 수학적 지평을 열었다.
• 그러나 수학의 지위는 상대화되었고, 생물학적 사고가 새로운 주도권을 잡기 시작했다.

 다윈의 등장은 인간 철학에 새로운 진화론적 기초를 마련했다.

• 이후 인간학은 공허한 사변이 아닌 경험적 증거에 기반해야 한다는 믿음이 확산됐다.
• 철학은 자연과학과 결합하여 인간을 설명하려는 시도로 재편되었다.

 

3. 진화론의 도전: “우연과 누적의 힘으로 생명을 설명하다”

 

“도태의 법칙은 무상의 설계자와 같다”

• 다윈은 생명의 복잡성을 우연한 변이와 자연 도태로 설명하려 했다.
• 진화는 목적이 아니라 결과, 계획이 아니라 누적이었다.

 “쐐기 모양의 돌을 모아 아치를 만든 건축가처럼, 자연은 돌을 고르지 않고 구조를 만든다.”

• 다윈은 문화와 예술조차도 필연과 적응의 산물로 보려는 시도를 남겼다.
• 진화론은 형상적 목적론을 질료적 기계론으로 대체하였다.

 

4. 인간 문화는 생물학처럼 설명될 수 있는가?

 

“정신의 작품도 물리 법칙으로 환원될 수 있는가?”

• 뗀느와 느에는 문화 현상조차 물리적 인과관계로 설명하려 했다.
• 인간의 감정과 사상, 예술조차도 필연성이라는 ‘철환’ 속에 갇혀 있다고 주장했다.(“인간은 철학과 시를 짓는 고등 곤충일 뿐이다.”)

• 문화의 변화조차 곤충의 변태처럼 기계적으로 다뤄질 수 있다는 생각이 확산됐다.
• 그러나 이 접근은 문화의 목적과 의미를 완전히 소거한 것이다.

 

5. 중심을 잃은 철학: 인간 이론의 무정부 상태

 

“철학은 길을 잃었고, 이론은 저마다 따로 논다”

• 20세기 들어 인간학은 중심 이론 없이 다원적으로 분열되었다.
• 니체는 권력의지, 프로이트는 성적 본능, 마르크스는 경제 본능을 강조했다.
• 이론들은 사실에 맞추기보다는 이론에 맞춰 사실을 변형시키기 시작했다.

 

“모든 이론은 프로크루스테스의 침대가 되어버렸다.”

 

• 형이상학, 신학, 생물학, 수학은 더 이상 공통 기준을 제공하지 못한다.
• 인간학은 지적 무정부 상태, 즉 방향 잃은 철학의 미궁에 빠졌다.

 

6. 셀러의 경고: 풍요 속의 빈곤

 

“지식은 넘쳐나지만, 인간에 대한 관점은 없다”

• 막스 셀러는 인간학이 지식은 늘어났지만, 통일적 관념은 사라졌다고 분석했다.
• 심리학, 인류학, 민속학 등 사실은 풍부해졌지만, 해석은 혼란스러워졌다.

 “우리는 사실은 많지만, 방향은 잃었다. 풍요 속의 철학적 빈곤이다.”

• 특수 과학의 발전은 인간 이해를 심화시키지 못하고, 분산시켰다.
• 현대 철학은 ‘아리아드네의 실’ 없이 미궁을 헤매는 테세우스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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