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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

코제브-역사와 현실 변증법-3. 영원 시간 그리고 개념-9

by Ang ga 2024. 6. 28.

<추가- 주석들 중에서...>

 

헤겔에 따르면 개념은 현실을 무화시키는 작용, 즉 시간을 의미합니다. 개념은 시간의 무화 작용으로서 지속됩니다. 즉, 개념은 시간이 지속하는 한 영원히 존재합니다. 헤겔은 개념의 존속을 인간을 통해 설명할 수 있으며, 이는 아리스토텔레스가 설명하지 못했던 것입니다. 아리스토텔레스는 현실적인 '개'가 보존되고 유지된다고 보았지만, 헤겔은 죽어 없어진 동물의 개념도 지속될 수 있음을 설명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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칸트와 헤겔의 철학을 비교해보면, 칸트는 개념 파악이 '상기'를 포함한다고 보았습니다. 헤겔도 이 견해를 유지하면서 '상기'를 현실을 드러내는 것과 기억으로 설명합니다. 칸트는 개념(범주)이 존재에 관계한다고 했는데, 이는 시간이라는 도식을 통해 가능하다고 보았습니다. 반면, 헤겔은 이를 '매개'라 부르며, 이 매개가 능동적이고 변증법적 운동으로서 존재를 부정하고 변화시킨다고 보았습니다.

 

헤겔에 따르면, 시간은 개념을 존재와 관계시키고, 이 과정은 능동적 부정 행위, 즉 노동과 투쟁을 통해 이루어집니다. 이러한 시간의 매개는 변증법적 운동을 통해 주어진 존재를 변화시키고 개념과 일치시키는 과정을 설명합니다. 이에 비해, 칸트의 시간은 수동적 직관으로, 주어진 존재와 개념의 일치를 설명하지 못합니다. 칸트에게 개념은 단지 주어진 존재와 일치할 수 있도록 하는 표상일 뿐이며, 헤겔에게 개념은 주어진 존재를 변화시키는 기투(企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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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겔의 존재론적 관점에서 존재는 '정립'(affirmation), '동일성'(identity), '부정성'(negation)을 결합한 '총체성'이며, 삼위일체적인 구조를 지닙니다. 이는 존재가 시간과 개념의 동일성을 통해 드러난다는 의미입니다.

 

존재와 '존재' 개념 사이의 구별이 중요합니다. '존재' 개념은 존재 자체와 동일하지만 실제 존재와는 다릅니다. 실제 존재는 '존재' 개념 속에 있는 것이 아니라 자신으로서 존재합니다. '존재' 개념은 실제 존재의 부정을 통해 형성되며, 이는 시간이라는 매개를 통해 이루어집니다. 시간은 현재 속의 존재를 과거로 넘겨버리며, 그 과거 속에서 존재는 사라지지만 완전히 무가 아닌 어떤 것으로 남아 있습니다. 시간은 존재로부터 현재성을 떼어내어 과거로 넘기며, 이를 통해 '존재' 개념을 형성합니다. 존재의 현재성을 떼어낸 개념은 과거와 현재의 공존을 통해 존재를 상기하고, 이 상기를 통해 존재는 시간적 성격을 가지게 됩니다. 따라서 '존재' 개념이란 시간적 매체에서 존재의 현재성을 포함하지 않은 형태입니다.

 

존재는 '존재' 개념의 현재성으로 존재할 때, 개념에 의해 파악되고 드러납니다. 이는 존재가 개념과 일치할 때 진리로서 드러난다는 의미입니다. 그러나 인간은 존재로부터 개념을 분리시켜 오류를 범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분리는 부정 행위를 통해 이루어지며, 개념과 존재의 일치를 위해서는 계속해서 부정적 활동을 수행해야 합니다. 인간에게 있어서 존재와 개념의 일치는 운동이며, 진리는 그 운동의 성과입니다. 이러한 운동의 성과만이 진리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는 존재가 부정되고 언표되기 전에는 존재가 언표되지 않는다는 의미에서 말이나 로고스(logos)가 중요합니다.

 

결국 헤겔의 존재론은 존재와 개념, 시간과 진리의 상호작용을 통해 진리를 드러내는 과정을 설명합니다. 존재는 시간과의 관계 속에서 개념으로 파악되며, 이 개념은 끊임없는 부정과 운동을 통해 진리로서 드러납니다. 이러한 과정은 인간의 실천적 활동을 통해 이루어지며, 진리는 그 활동의 결과로서 나타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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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증법은 존재의 삼위일체적인 구조를 드러냅니다. 이는 현실이 변증법을 통해 자신을 영원히 동일한 것으로 드러내는 것이 아니라, 과거와 미래 사이에 있는 현재로서, 즉 창조적인 운동이나 성과로서, 그리고 성과인 기투로서 스스로를 드러낸다는 의미입니다. 성과는 기투에서 발생하고, 기투는 성과에서 발생합니다. 다시 말해, 현실은 자신의 변증법적인 진리 속에서 종합으로서 자신을 드러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