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 규범(規範)으로서의 제도
1. 제도는 노모스적인 성격을 지닌다
모든 제도는 단순한 관습을 넘어 규범적이다
- 제도는 관습적인 것이지만, 단순한 습관 이상으로 법적(노모스적), 규범적 성질을 가진다.
- 관습(Sitte)은 습관(Gewohnheit)과 구별되며, 전자는 내면적 명령성을, 후자는 외적 반복성을 가진다.
- 관습법(Gewohnheitsrecht)은 단순한 습관이 아니라 규범이 내재된 관습, 즉 노모스의 한 형식이다.
관습과 습속의 차이는 내면성과 초월성의 대립이다
- 습속(Sitte)은 도덕적 규범이며, 초월적 명령으로 작동하고, 습관(Gewohnheit)은 내재적 반복에 근거한다.
- 외적인 것처럼 보이는 습관이 오히려 내재적인 것이고, 내면적 습속은 초월적인 외부성을 가진다는 점에 주의해야 한다.
- 이러한 초월성과 규범성이 제도의 핵심이다.
(생명이 있는 것, 즉 내와 외 같은 구조연관을 자기 안에 포함하는 것이어야 습관을 만든다.)
2. 노모스는 자연, 신화, 정의, 법률을 관통하는 형식이다
노모스는 관습과 법의 경계를 넘는 개념이다
- 고대 그리스에서 노모스는 관습(Brauch), 재판, 정의, 법률 등을 포괄하였다.
- 데미스(Themis)는 씨족적 사회의 질서와 관습을 상징하며, 정의와 의례의 여신이었다.
- 디케(Dike)도 관습, 재판, 판결을 의미했으나 점차 개인 재산과 분배의 (도덕성보다는) 적법성(légalité)과 연결되어 등장하였다.
- 데미스는 개인의 사회적 강제와 직접적, 감정적 접촉을 의미했고, 디케는 씨족의 붕괴와 의례의 쇠퇴에 따라서 제사적 흔적은 줄고 실재적 역할로 남았다.
노모스는 자연과 폭력, 그리고 퓨시스와 대립 속에 있다
- 노모스는 폭력(Βία), 자연(φύσις)과 대립하면서도, 관습(Desmoi)과 결합하여 자연조차도 노모스적으로 이해되도록 변화시켰다.
- Herakleitos의 “퓨시스 vs 노모스”는 자연법 개념의 핵심 대립으로 보이지만, 궁극적으로 자연도 습관적이고, 습관도 자연적인 것임을 드러낸다. 즉, 퓨시스는 노모스적이고 노모스도 퓨시스적이다.
- 이 이중적 통일성 속에서 구상력의 문제가 발생한다.
3. 노모스는 질서의 형식이자 구상력의 산물이다
관습은 곧 법적이며, 법은 규범적이다
- 제도는 관습적인 동시에 본질적으로 법적(규범적) 성질을 가진다.
- 관습이 바로 법성향수(法性享受)를 지닌다고 보기보다, 법이 관습적 형식으로 존재한다고 이해해야 한다.
- 법은 법률 이전의 질서 형식, 즉 구상력에 의해 형성된 규범성을 포함한다.
예술, 고전, 문학도 노모스적인 것이다
- 고전이란 우리에게 기준이 되고 모범이 되는 작품이며, 이는 관습적으로 정해진 가치, 의제(fiction), 신화적 구조에 바탕한다.
- 고전은 단순히 비평을 통해 가치가 결정된 것이 아니라, 신용과 전통, 로고스와 뮈토스의 결합 위에 놓인다.
- 따라서 고전은 문학의 노모스이고, 예술의 제도이다.
4. 노모스는 역사적 존재 방식이며, 그 근저에는 구상력이 있다
노모스는 로고스적이며 동시에 뮈토스적이다
- 제도는 단순한 법률이 아니라 구상력에 기반한 형식적 질서이다.
- 본래 신화는 생성과 창조의 근원이다.
- 신화는 어떤 도덕적, 법률적인 것들의 의해 제도로 전환될 때 합리화되고 규범화되어, 노모스가 된다.
- 따라서 노모스는 픽션이면서도 질서의 가능조건이다.(노모스는 로고스적이면서 파토스적이다.)
도덕도 구상력에서 비롯된 하나의 역사적 형식이다
- Bergson은 도덕에는 습관적,의무적 도덕과 창조적 도덕이 있다고 했지만, 이는 도덕의 두 원천이 아니라 구상력이라는 하나의 원천에서 분기된 것이다.
- 도덕도 예술도 제도도, 모두는 역사적인 형식이며, 그 모든 역사적 현실의 근저에는 구상력의 논리가 작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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