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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

진리와 실존-사르트르-7

by Ang ga 2025. 2. 20.

1. 무지에의 의지에 의해 투기된 이상적 세계

 

무지는 단순한 인식 부족이 아니라, 인간이 세계를 구성하는 방식 중 하나입니다.

 

무지를 선택한다는 것은 단순히 모르고 있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원하는 방식으로 세계를 조정하는 행위입니다.

 

이 단계에서 무지가 형성하는 이상적인 세계는 다음과 같은 원칙을 따릅니다.

  1. 모르는 것은 존재하지 않는다. 
  2. 아는 것은 아는 한에서만 존재한다.
  3. 사람은 자기가 원하는 대로 아는 것과 모르는 것을 선택할 수 있다.

 

즉, 인간은 무지를 통해 자신이 원하는 세계를 형성-창조하고, 창조된 것 이외의 것은 존재하지 않는 것이길 요청합니다.


2. 욕망과 창조의 관계

 

무지가 창조적인 역할을 한다는 점에서, 욕망은 중요한 원동력이 됩니다.

  1. 욕망은 창조의 보편적 원동력이며 , 그것은 욕망을 불러일으키는 창조이다.
  2. 욕망을 불러일으키는 것은 즉자(즉, 외부세계)에 존재한다.
    •    욕망의 대상은 대자의 바깥, 즉 세계 안에서 발생하며, 인간이 그것을 발견하게 됩니다.
    •    이는 욕망의 대상이 인간의 의식과 독립적으로 존재한다는 점에서 자율성을 지닌다는 의미입니다.
  3. 욕망의 대상은 욕망의 충족을 통해 정신적인 것으로 전환된다.
    •    인간이 욕망을 충족하는 순간, 욕망의 대상은 정신적 사건으로 변합니다.
    •    즉, 욕망의 대상은 단순한 물질이 아니라, 인간의 정신 안에서 재해석되고 동화됩니다.
    •    책임의 계기는 존재의 독립 단계에 제한되어, 존재가 정신에 동화함으로써 사라져 버린다,

 

이러한 논리는 헤겔적인 절대 주관의 개념과 연결됩니다.

  • 절대 주관이란, 세계가 인간의 인식을 통해 생성되고 다시 인간에게로 회귀하는 과정, 그 유일하고 순수한 정신적 의식을 의미합니다.
  • 무지는 존재를 폭로하는 행위를 거부함으로써, 원하는 세계만을 받아들이는 태도입니다.

 

무지는 책임에 대한 거부입니다.


3. 꿈과 무지: 무지의 이상적 형태

 

무지의 가장 이상적인 형태는 꿈의 세계에서 나타납니다.

  1. 꿈에서는 존재가 폭로되는 순간에만 존재한다.
    •    현실에서는 존재가 계속 유지되지만, 꿈에서는 존재가 인식되는 순간에만 실존합니다.
  2. 욕망과 존재 사이에 중개자가 없다.
    •    현실에서는 욕망과 그 충족 사이에 다양한 사회적, 도덕적 장치들이 개입하지만,
    •    꿈에서는 욕망이 즉시 충족되거나, 혹은 충족되지 않도록(욕망이 계속되도록) 일부러 방해됩니다.
  3. 꿈의 세계는 존재가 빈약한 세계이다.
    •    꿈속에서 존재는 단순한 환영이며, 의식이 원하는 방식으로만 존재합니다.
    •    꿈의 세계가 좋은 이유는 주관에 바로 다시 흡수될 수 있는 꿈 속 존재의 가벼움 때문입니다.
    •    따라서 꿈은 존재가 주관에 의해 완전히 통제되는 세계로, 이는 무지가 창조하고자 하는 이상적인 세계와 동일한 구조를 가집니다.

4. 무구(無垢)와 무지

 

무지는 때때로 무구(죄가 없음)와 동일시됩니다.

즉, 무지는 책임을 지지 않는 상태를 의미하며, 이는 무구와 연결됩니다.

 

  1. 무구한 존재는 책임이 없다.
    •    사회적으로 여성, 아이, 순진한 사람들은 세계에 대한 책임을 지지 않는 존재로 간주됩니다.
    •    이들은 세계와 분리된 채, 인간이 원하는 "책임 없는 존재"의 이상을 구현합니다.
  2. 무구한 존재는 세계의 추함을 모른다.
    •    인간(어른)은 알고 있을 의무가 있습니다.
    •    인간은 무지를 통해 세계의 불편한 진실(자신의 성(=섹스), 추함)을 회피하려는 경향이 있습니다. 즉, 죄가 없는 무지한 자신을 창조합니다.
    •    특히 사회는 어린이, 여성, 순수한 존재들을 통해 "깨끗한 세계"를 유지하려고 합니다.
  3. 무구한 세계는 꿈의 세계가 될 것이다.

무구한 세계는 단순한 순수함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존재를 특정 방식으로 인식하고 구성하는 인간의 태도를 반영합니다.

  • 무구한 자의 무지 속에 참된 앎이 있다고 간주된다.
    • 인간은 무지를 단순한 결핍이 아니라, 특정한 방식의 앎으로 보는 경향이 있습니다.
    • 무구한 자는 순수한 지혜를 가지고 있다고 여겨지며, 이 지혜는 현실의 타락과 오염으로부터 보호된 앎으로 간주됩니다.
  • 변증법적 역전: 무지가 앎의 최상의 형태로 전환된다.
    • 원래 앎은 지혜의 완성을 의미해야 하지만,
    • 오히려 인간 사회에서는 무지가 앎의 가장 순수한 형태로 여겨지는 역설적인 구조가 만들어집니다.
    • 이는 도덕적, 존재론적 개념과 연결됩니다.

즉, 무구한 세계는 단순한 순수함이 아니라, 인간이 원하는 세계를 구성하는 방식 중 하나이며, 이를 통해 무지가 앎의 형태로 변형됩니다.


5. 무구의 도덕적·존재론적 조정(調整)

 

무지의 도덕이 형성되는 과정에서, 인간은 세계 자체를 무구한 세계로 조정하려고 합니다.

 

  1. 세계는 무구해야 한다고 여겨진다.
    •    즉, 절대주관적 세계, 유일한 의식이 존재하는 세계, 책임이 없는 세계로서의 무구한 세계를 형성하려는 시도가 존재합니다.
    •    이 세계는 순수한 직관을 통해 포착될 수 있다고 여겨지며, 따라서 실제로 존재하는 것으로 간주됩니다.
  2. 실재 세계의 가치는 점점 낮아진다.
    •    현실에서는 실천, 투쟁, 공포, 이해 등의 요소가 존재하며, 이러한 것들은 인간이 세계의 본질을 있는 그대로 보는 것을 방해한다고 여겨집니다.
    •    결국, 책임이 없는 자(즉, 무구한 자)만이 세계의 진실을 볼 수 있는 존재로 간주됩니다.

즉, 무구한 자만이 참된 진리를 직관적으로 파악할 수 있으며, 이러한 무구는 사회적으로 조정된 도덕적·존재론적 개념이 됩니다.


6. 무구와 인간 관계: 성(性)의 부정

 

무구는 단순한 순수함이 아니라, 특정한 방식의 인간관계를 형성하는 도구로 사용됩니다.

 

  1. 무구한 존재는 자기 자신을 모른다. 무구를 유지하기 위해 성(性)을 제거한다.
    •    예를 들어, 소녀는 자신이 성적인 존재라는 사실을 모르는 상태로 간주됩니다.
    •    사회는 그녀의 무지를 보호하려고 하며, 그녀가 계속해서 무구한 상태로 남도록 조정합니다.
    •    이로 인해 순수한 인간관계는 "천사적 관계"로 이상화됩니다. 즉, 완전히 비(非)-성적인 관계가 참된 인간관계라고 여겨지는 현상이 발생합니다.
  2. 변증법적 역전: 무지는 앎의 수단이 된다.
    •    인생의 추악성을 알게 되면, 아름다움의 순수한 이미지가 흐려진다고 여겨집니다.
    •    따라서 모르는 것이 오히려 더 깊은 앎이 된다는 논리가 성립합니다.

7. 무구의 사회적 역할: 절대적 무지의 상징

 

무지는 단순한 개인적 상태가 아니라, 사회가 특정한 역할을 부여하는 과정에서 형성됩니다.

  1. 사회는 특정한 존재들에게 "알지 않는 역할"을 부과한다.
    •    예를 들어, 어떤 여성이나 젊은 처녀는 사회적으로 무지한 상태로 남도록 요구받습니다.
    •    이는 단순한 교육 부족이 아니라, 의도적으로 유지되는 역할입니다.
  2. 무지는 존재의 본질을 대체하는 역할을 한다.
    •    특정한 사람이 사회적으로 "알지 않는 존재"로 규정되면,
    •    그는 단순한 개체가 아니라, 존재 자체가 무지의 상징으로 변합니다.
    •    즉, 무지는 단순한 정보 결핍이 아니라, 사회적 지위를 결정하는 요소가 됩니다.

이처럼,

  • 무지는 단순한 결핍이 아니라, 사회가 특정한 존재에게 부과하는 역할입니다.
  • 특정한 사람들은 "순수한 존재"로 남아야 하며, 이는 사회적 조정을 통해 유지됩니다.

8. 무지와 역사적 기원: 『창세기』의 원죄 이야기

 

무지의 개념은 단순한 현대적 발상이 아니라, 인류의 신화와 종교에서도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1. 무지는 역사적으로도 이상적인 상태로 간주되었다.
    •    『창세기』에서는 앎이 타락한 죄로 제시됩니다.
    •    아담과 하와는 선악과를 먹음으로써 지식을 얻었지만, 그 대가로 에덴동산에서 추방당합니다.
  2. 지혜의 나무는 덫이었다.
    •    인간은 무지를 유지하는 것이 순수한 상태이며, 지식을 얻는 것이 곧 타락이라는 개념을 형성했습니다.
    •    즉, 앎은 오히려 인간을 불행하게 만들고, 무지가 더 순수한 상태로 여겨졌습니다.
  3. 무지는 도덕적 이상으로 자리 잡았다.
    •    인간 사회는 "알고 있음"의 "근원적 무지"를 참조를 통해 사회적 균형을 조절하려 하며,
    •    때로는 무지를 도덕적 이상으로 삼는 경향을 보입니다.

9. 결론: 무지는 사회적 구성물이며, 존재를 재구성하는 방식이다.

 

  1. 무지는 단순한 결핍이 아니라, 사회적으로 조정된 역할이다.
  2. 무구는 인간이 원하는 세계를 이상적으로 구성하는 과정이다.
  3. 무지는 변증법적 역전을 통해 앎의 최상의 형태로 간주되기도 한다.
  4. 사회는 특정한 존재들에게 "알지 않을 권리" 또는 "무지의 의무"를 부여한다.
  5. 역사적으로도 무지는 도덕적 이상으로 자리 잡았으며, 이는 현대 사회에서도 지속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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