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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

피히테-지식학의 기초-8

by Ang ga 2024. 3. 20.

비아

 

피히테의 철학에서 '비아'(Nicht-Ich)는 '자아'의 반대편에 전제되는 개념으로, '객체'(Objekt)에 해당합니다. 자아가 주체적 인식과 행위의 주체를 의미한다면, 비아는 그 상대적 개념인 객체입니다. 그러나 비아는 단순히 주체의 인식과 행위의 대상에 그치지 않고, 자아와의 완전한 통합을 위해 필수적으로 전제되어야 하는 객체입니다. 비아는 자아에 의해 생성된 산물이지만, 자아 밖에 절대적으로 정립된 것은 아닙니다. 피히테는 이를 '비판이론'에서 강조하며, 자아가 자신을 주체로 정립하는 과정에서 객체 없이는 불가능하다고 주장합니다. 이러한 자아와 비아의 완전한 통합은 서로 모순된 것을 통합하는 구상력(Einbildungskraft)을 통해 가능해집니다.

 

피히테의 지식학에서 중요한 명제는 자아가 비아에 의해 규정된 것으로 자신을 정립한다는 점입니다. 이를 통해 발생하는 모순을 해결함으로써 자아와 비아의 통합이 가능해졌고, 이는 객체 없이는 주체도 존재할 수 없다는 피히테의 생각을 반영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아는 자신을 규정하는 주체로서, 비아를 제한하는 자신의 산물입니다. 이는 주체가 없이는 객체도 존재하지 않는다는 주장으로 이어집니다.

 

비아의 필연성은 자아의 정립 가능성이 전적으로 비아에 의존한다는 점에서 나옵니다. 자아는 비아에 의해 규정됨으로써 자신을 정립할 수 있으며, 이 과정에서 자아와 비아의 관계는 상호 의존적입니다. 비아는 자기 자신을 규정하는 자아의 산물이며, 자아와 독립적으로 존재하는 절대적인 것이 아닙니다. 자아와 비아의 통합은 피히테에 따르면 상호모순되는 상황을 통합하는 구상력을 통해서만 가능합니다. 이러한 통합 과정은 자아와 비아가 서로를 필요로 하며, 자아의 규정과 자기 반성은 자아가 자신을 대립된 것에 의해 경계지움으로써만 가능하다는 점을 드러냅니다.

 

직관된 것-비아

 

피히테는 '자아'의 활동성을 구상력의 활동으로 보고, 이 활동성과 수동성 사이에서 자아가 경험하는 '직관'의 상태를 탐구합니다. 직관은 활동성과 수동성이 결합된 형태로서, 철학적 반성에서는 규정될 수 있지만 자아의 속성으로서는 아직 명확히 구별되지 않은 상태입니다. 이는 '직관된 것'이 자아의 다른 규정들과 아직 구별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자아'는 스스로를 직관하는 것으로 정립해야 하며, 이 과정에서 자아는 직관을 통해 자신에게 활동적이지 않고 수동적인 어떤 것을 대립시킵니다. 이 대립되는 것이 바로 '직관된 것', 즉 '비아'입니다. '비아'의 산출은 구상력에 의해 발생하며, 이를 통해 자아와 비아의 관계는 구조적인 상호작용을 통해 이해됩니다.

 

피히테는 '자아'와 '비아' 사이의 구별 및 대립을 설명하기 위해 '직관하는 것'과 '직관된 것' 사이의 구분을 정당화합니다. 그는 인간 정신이 외부의 충격과 내부의 다른 활동성의 반성을 어떻게 구별할 수 있는지에 대해 논의하며, 이 구별은 '직관'이 자체적으로 확정될 수 있는 가능성에 기반합니다. 이 확정 가능성은 '자아'와 '비아'의 관계를 규정하는 중요한 기반이 되며, 피히테 철학의 핵심적인 부분을 이루는, 활동적이고 구조적인 상호작용을 통한 이해를 제공합니다.

  

피히테는 '직관'을 확정하는 세 가지 '확정행위'를 언급합니다: 확정 또는 결정의 행위, 규정된 것 혹은 규정되어야 할 것, 그리고 규정에 의해 발생하는 것. 이러한 확정행위들은 자아의 단적으로 정립하는 능력(이성), 경계를 정립하는 구상력, 그리고 유동하는 구상력의 산물을 포함합니다. 이 과정을 통해 직관이 하나이며 동일한 것으로 파악될 수 있으며, 이는 '오성'의 역할로 연결됩니다.

 

'오성'은 규정하는 이성과 산출하는 구상력 사이의 매개능력으로, 변화 가능한 것이 존재하고 이해될 수 있는 능력을 가집니다. 오성은 이성에 의해 확정된 구상력 또는 구상력에 의해 객체를 부여받은 이성으로 기술될 수 있으며, 모든 확정은 오성 안에서만 발생합니다.

 

피히테는 의식 밖의 존재에 '실재성'을 부여하는 것이 아니라 오성 안에 '실재성'이 존재함을 강조합니다. '실재성'을 산출하는 것은 구상력이지만, 그 산물이 실제적인 것으로 되는 것은 오성의 해석과 파악에 의한 것입니다. 따라서 우리는 구상력의 산물에는 실재성을 부여하지 않고 오성 안에서 만난 것들에 실재성을 부여합니다. 이러한 이해는 우리가 외부에 존재하는 사물의 실재성에 대한 일반적인 생각을 철학적으로 반성할 때 오해를 해소할 수 있음을 의미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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