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카르트는 인식을 명석한 인식과 판명한 인식으로 나누는 반면, 라이프니츠는 이를 네 가지로 확장하여 명석한 인식, 판명한 인식, 충전적 인식, 직관적 인식으로 구분합니다. 그러나 라이프니츠는 인간의 인식에 초점을 맞추어 주로 명석한 인식과 판명한 인식을 다룹니다.(나머지 둘은 신에게서나 가능합니다.) 명석한 인식은 감각적 인식에 해당하며, 판명한 인식은 이성적 인식으로 이해됩니다.
감각적 인식의 영역에서, 동물들은 과거의 경험을 기억하고, 이를 바탕으로 동일한 상황에서 비슷한 결과를 예상합니다. 예를 들어, 과거에 막대기에 맞아 고통을 경험한 개는 다시 막대기를 보게 되면 그 고통을 기억하고 두려움을 느낍니다. 이러한 기억에 의한 추리는 이성적 추리를 모방한 것으로, 보편적인 관계를 인식하지 못하고 단지 기억에 의존하는 감각적 인식에 해당합니다.
인간 또한 이성적 존재임에도 불구하고, 생활의 대부분을 경험과 기억에 기반해 비이성적으로 판단하고 행동합니다. 대부분의 의사결정은 이론이나 명확한 이성적 근거 없이, 과거의 경험에 의존하여 이루어집니다. 이는 인간이 이성을 사용하지 않고 경험에 의존하여 결정을 내리는 경우가 많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예를 들어, 우리가 낮이 다시 올 것이라고 기대하는 것은 지금까지의 경험에 기반한 것이며, 이러한 생활 속의 많은 판단과 행위가 감각적 인식에 해당합니다.
결국, 라이프니츠의 인식론은 인간이 감각적 인식과 이성적 인식 사이에서 어떻게 지식을 형성하고 실제로 어떻게 행동하는지를 설명합니다. 감각적 인식은 과거의 경험과 기억에 의존하는 반면, 이성적 인식은 보다 추상적이고 원리에 기반한 사고 과정을 필요로 합니다.
인간의 인식은 단지 경험이나 기억에 의해서만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이성을 통해서도 사물을 인식할 수 있습니다. 이는 인간을 동물과 구별하는 중요한 특징 중 하나입니다. 이성에 의한 인식에는 필연적 진리뿐만 아니라, 보편적 관계를 인식하고 결과를 추론하는 과정이 포함됩니다. 예를 들어, 어떤 사물의 본질적 특징을 통해 다른 사물과 구별하는 것도 이성적 인식의 한 형태로 볼 수 있습니다.
라이프니츠는 이성적 인식의 기반으로 모순율과 충족 이유율이라는 두 가지 원리를 제시합니다. 모순율은 서로 모순되는 두 주장 중 하나는 거짓이라는 원칙을 말하며, 이를 통해 모순을 포함하는 모든 것을 거짓으로 판단합니다. 반면, 충족 이유율은 모든 사실이나 주장이 충분한 이유 없이는 존재하거나 진리일 수 없다는 원칙입니다. 이 두 원리는 이성적 인식의 핵심적인 기반이 되며, 모든 명제는 이 두 원리를 만족시켜야 합니다.
라이프니츠는 참된 명제는 그 주어의 개념 안에 술어가 포함되어 있다고 보는 inesse의 원칙을 따릅니다. 이 원칙에 따라 술어가 주어 안에 명시적으로 또는 함축적으로 포함되어 있는지에 따라 이성 진리와 사실 진리를 구분합니다. 초기에 라이프니츠는 모든 참인 명제가 주어의 분석을 통해 술어의 포함을 밝힐 수 있어야 한다고 보았으나, 후에는 이러한 분석이 인간의 유한한 이성에 의한 것임을 인정하고, 신의 전지한 능력을 통해서만 주어 안에 술어가 포함되어 있음을 통찰할 수 있다고 바꾸어 생각했습니다.
이성 진리는 주어의 분석을 통해 술어가 그 안에 포함되어 있음을 증명할 수 있는 명제로, 부정하면 모순에 빠지므로 그 반대가 불가능한 필연적 진리입니다.(이성 명제는 유한한 분석을 통해 환원되는 동일명제 입니다.) 사실 진리는 사실에 관한 진술로, 술어가 주어 안에 함축적으로만 포함되어 있어 신조차 분석을 통해 증명할 수 없는 우연적 진리입니다. 진리인 명제는 모순율에 저촉되지 않고 충족 이유율에 따라 충분한 이유가 존재해야 합니다.
사실 진리의 근거는 단순히 명제와 사태간의 일치가 아니라, 무한히 복잡한 사태의 분석을 통해 발견될 수 있는 충분한 이유에 있습니다. 라이프니츠는 사태의 분석이 무한히 계속될 수 있기 때문에(개별적 원인들은 그것에 선행하는 우연적인 것들을 무한히 포함합니다), 모든 사실 진리의 근거는 필연적인 실체, 즉 신에게 있음을 주장합니다. 따라서 신은 모든 존재와 진리의 근거로, 사물의 최종 근거로 여겨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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