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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

피히테-지식학의 기초-3

by Ang ga 2024. 3. 15.

관념론

 

피히테는 칸트의 비판철학을 계승하면서도 그의 체계와 구별되는 자신만의 관념론을 제시합니다. 그는 칸트의 관념론이 진정한 의미의 관념론이라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하며, 칸트의 철학을 독단론에 가깝다고 비판합니다. 진정한 관념론이라는 것은, 피히테의 지식학에서처럼, 절대적 자아에 기초를 둔 체계여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이러한 접근은 칸트가 순수이성비판에서 행한 독단론에 대한 비판과 일맥상통하는 부분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칸트의 초월적 관념론이나 형식적 관념론과는 구별됩니다.

 

칸트는 데카르트의 관념론을 회의적이거나 문제적 관념론으로 분류하며, 이러한 관념론이 외부 세계의 실재성을 확보할 수 없다고 비판합니다. 반면, 칸트 자신의 초월적 관념론은 경험적 실재론이라고 할 수 있는데, 이는 모든 경험 가능한 대상이 우리의 인식 주관에 의존적이며, 따라서 모든 것이 현상일 뿐이라고 봅니다. 이것은 사물 자체의 존재를 부정하는 것이 아니라 인식과 무관한 사물의 존재를 인정하지 않음으로써 독단론을 벗어난다고 주장합니다.

 

그러나 피히테는 칸트의 이론이 우리 인식 주관의 의존성을 충분히 철저하게 다루지 않았다고 보고, 진정한 비판철학은 사유하는 자아에 독립해서 존재하는 사물 자체를 전혀 인정하지 않는 이론이어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즉, 모든 존재는 나의 사유 법칙에 의해 생성된 것으로 봅니다. 이에 반하여, 사유하는 자아에 의존적이지 않은 존재를 전제하는 이론을 독단론으로 규정하며, 칸트의 이론도 이러한 독단론의 범주에 속한다고 비판합니다. 피히테는 자신의 지식학을 통해 진정한 의미에서의 관념론, 즉 비판적 관념론을 제시하려고 합니다.

 

피히테는 또한, 유한한 정신이 절대적인 것을 정립해야만 하는 순환에서 벗어날 수 없다는 점을 지적하며, 이 순환을 고려하지 않는 체계는 독단적 관념론이며, 순환에서 벗어난다고 생각하는 체계는 초월적 실재론적 독단론이라고 비판합니다. 지식론은 이 두 체계 사이에서 중간 위치를 차지하며, 이는 비판적 관념론, 즉 실제적 관념론 또는 관념론적 실재론으로 표현될 수 있다고 설명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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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단론

 

독단론에 대한 피히테의 비판은, 인식과 무관하게 존재하는 사물자체를 전제하는 점에서 근본적인 문제를 지니고 있다고 지적합니다. 독단론은 자신의 기본 전제가 타당하지 않음으로 인해 타당할 수 없다고 합니다. 특히, 독단론이 가장 일관되게 나타나는 스피노자주의를 예로 들며, 스피노자주의 역시 자신의 원칙( 근거 없이는 아무 것도 가정 해서는 안 된다 )에 따라 자기 모순에 빠진다고 주장합니다. 이는 근거 없이 사물자체의 존재를 가정하는 것에서 비롯된다고 합니다.

 

독단적 실재론은 인식 주체에 대립되는 대상인 비아를 표상의 원인으로 간주하는 이론으로, 비아가 모든 것의 실제적 근거로 인정된다는 잘못된 전제에서 출발합니다. 이로 인해 비아는 자아와 무관하게 단적으로 존재하게 되며, 이는 근거 없는 체계로 이어진다고 피히테는 비판합니다.

 

독단적 관념론은 최고의 추상을 수행함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불완전하다고 지적합니다. 이 이론에서는 비아가 단지 자아의 관념적 근거일 뿐이며, 비아가 표상 밖의 실재성을 소유하지 않는다는 결론에 이릅니다. 하지만, 이 이론은 표상을 촉발하는 근거에 대해 설명하지 못하는 문제를 가집니다.

 

피히테는 칸트의 이론을 독단적 관념론으로 분류하며, 이는 인간의 유한한 정신이 절대적인 것을 자신 밖에 정립해야만 한다는 칸트의 주장에서 비롯된다고 비판합니다. 이러한 접근은 유한한 정신을 무한한 순환으로 이끌며, 이는 독단적 관념론의 특징으로 볼 수 있다고 설명합니다. 피히테는 이러한 순환을 넘어서는 비판적 관념론을 자신의 지식학을 통해 제시하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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