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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

구상력의 논리-미키 기요시-5

by Ang ga 2024. 8. 5.

8. 문화 창조로서의 신화

 

역사는 창조, 전승으로서 신화를 포함합니다. 창조와 전승은 서로 긴밀히 연결되어 있으며, 전승 없이는 창조도 불가능합니다. 신화와 문화는 깊은 유대관계는 셸링적인 자연을 통해 가능합니다. Nietzsche는 "신화 없이는 모든 문화는 그 건강한 창조적인 자연적 힘을 잃는다. 신화로써 둘러싸인 지평이 비로소 하나의 전체의 문화의 운동을 통일케 한다" 다고 주장했습니다.

 

Platon 철학에서 신화는 생성의 문제와 깊이 관련됩니다. 생성은 이성적 사유의 대상이 되지 않으며, 순수한 사유로 파악될 수 있는 것은 영원한 이데아뿐입니다. Platon에 따르면, 조물주는 이데아를 바탕으로 세계를 형성하며, 이 세계는 영원한 이데아의 모방으로 존재합니다. 그러나 세계는 이데아뿐만 아니라 공간과 물질적 요소를 전제로 생성되며, 이로 인해 세계의 생성은 필연적으로 신화적일 수밖에 없습니다.

 

Platon은 세계의 생성이 선(善)을 향해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이데아는 초월적이지만 선은 내재적 성질을 가지고 있습니다. 모든 존재는 선을 향하면서 선에 의해 유지되며, 선은 주관과 객관을 연결하는 매개자 역할을 합니다. 이데아가 주관에 대하여 초월적인 데 반해 주관에 진실한 존재를 부여하는 것은 선입니다. Platon 철학에서 선은 생산적이고 창조적인 힘으로 작용하며, 이는 주관과 객관의 필연적 친화를 이루는 중요한 원리입니다.

 

Platon은 영혼을 생성의 원인으로 간주하며, 영혼은 자기 운동을 통해 생성의 시원(始原)이 됩니다. 영혼은 이데아와 현상 세계를 연결하는 매개자로, 이데아의 모방 활동을 통해 생성에 기여합니다. 이러한 모방 활동은 에로스의 성질을 띠고 있으며, 생성은 사랑하는 것과 희구하는 것으로 정의됩니다.

 

Platon의 신화는 생성과 관련된 문제에서 등장하며, 이데아의 독재와 초월성을 넘어서는 과정에서 나타납니다. 생성은 이데아뿐만 아니라 공간과 물질적 원인도 포함하며, 이는 영혼의 활동과 연결됩니다.

 

Platon의 상기설은 이데아의 선재와 연결되어 있습니다. 상기와 이데아의 관계가 내면적으로 고찰될 때, 생성은 에로스와 밀접하게 연관됩니다. 이때 구상력의 논리가 등장하게 되며, 이는 생성과 인식의 과정에서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Augustinus는 Platon의 상기 개념을 발전시켜 기억(memoria)을 철학적으로 설명합니다. 그는 기억을 구상력의 한 형태로 보고, 기억이 감각적 사물로부터 형상을 보존하는 보고(寶庫)라고 주장합니다. 기억은 단순히 사물의 형상뿐만 아니라, 사물 그 자체도 포함하고 있습니다. 기억은 과거의 경험을 현재로 소환하며, 이를 통해 과거와 현재, 미래를 연결합니다.

 

기억은 현재의 관점에서 과거와 미래를 포함하는 초월적인 현재입니다. 이는 단순히 시간의 직선적 흐름을 넘어서, 모든 시간의 순간들이 동시적으로 존재하는 것으로 이해됩니다. 그는 또한 기억이 사물의 형상이나 관념을 보존할 뿐만 아니라, 망각조차도 기억을 통해 현재화된다고 주장합니다.

 

기억은 단순히 과거의 사건을 저장하는 것이 아니라, 영원의 상징으로 작용합니다. 시간과 영원은 상호 작용하며, 기억은 이를 연결하는 매개체입니다. 시간은 단지 직선적으로 흐르는 것이 아니라, 영원과의 관계에서 이해되어야 합니다. 

 

시간은 그대로 영원의 상징인 것이고, 시간을 떠나서 별도로 거기에 상징되는 것으로서의 영원이 있는 것은 아닙니다. 영원은 스스로는 무이면서 시간으로 나타나고, 혹은 역으로 시간은 스스로는 무이면서 영원을 상징합니다. 이러한 시간, 그리고 영원과 관계를 맺는 구상력은 단지 기억으로써는 규정될 수 없고, 오히려 기억은 근원적인 구상력의 유한한 것의 상징으로 보여지지 않으면 안 됩니다.

 

신화적 시간은 물리적 시간과 달리 비연속적이며, 사건이 일어나는 시간은 위기적 시기에 의해 구분됩니다. 이러한 위기적 시기는 일반적인 시간과 다르게 구별되며, 특정 사건들이 연속적으로 일어나지 않고, 돌발적으로 발생합니다. 또한, 두 위기적 시기 사이의 중간 시기는 연속적으로 분할되지 않으며, 이로 인해 신화적 시간은 양적이기보다는 각기 성질적으로 구별되는 여러 기간(période)으로 구성됩니다.

 

9. 역사적인 형(形)의 논리

 

Bergson은 꿈이 깨어 있을 때의 의식과 본질적으로 다르지 않다고 주장합니다.

 

꿈의 재료는 주로 현실에서의 감각에 의해 결정되지만, 이 감각은 막연하고 구체적이지 않은 경우가 많습니다. 이러한 감각에 형식을 부여하는 것은 기억입니다. 꿈은 과거의 기억을 재생하는 과정이며, 이 기억들은 현재의 관심과 무관하게 의식 아래에 잠재되어 있습니다. 우리가 잠에 들어 긴박한 행동에서 벗어나면 이러한 기억들이 떠오르며, 신체 상태와 정서적 상태에 맞게 구체적인 감각으로 나타납니다.

 

기억은 단순히 과거를 재현하는 것이 아니라, 감각과 결합하여 현실에서 경험하는 것처럼 꿈을 만들어냅니다. 예를 들어, 책을 읽을 때 실제로 보는 문자는 기억을 통해 환각처럼 재구성되어 독자가 인식하게 됩니다. 이는 우리가 사물을 볼 때 현실의 틀 속에서 기억이 일종의 환각으로 삽입되어 인식이 형성됩니다.

 

Bergson은 기억을 단순히 과거로 보는 경향이 있으며, 이를 통해 꿈은 창조적이지 않다고 주장합니다. 그러나 기억은 단순한 과거의 재생이 아니라 현재와 미래를 포함하는 '현재적인' 작용입니다.(Augustinus) 이러한 관점에서 기억은 구상력의 한 형태로 이해되며, 구상력은 창조적일 수 있습니다.

 

깨어 있을 때 정신은 의식적이고 논리적이며, 외부 세계와 분명히 대립하는 형태를 띕니다. 이때 정신은 자신을 자연으로부터 분리하고, 반성된 내면성을 중심으로 삼아 현실을 분석하고 대응합니다. 정신은 행동과 집중을 통해 주관과 객관의 경계를 명확히 하고, 현실을 논리적으로 이해하고자 합니다.

 

반면, 잠을 잘 때 정신은 의식의 통제가 약해지고 무의식 상태로 들어가면서 자연 속에 다시 통합됩니다. 이때 정신은 현실에서 분리된 상태로, 논리적 구조가 약해지고 감각과 기억이 혼합되어 꿈을 만들어냅니다. 꿈은 이러한 무의식적인 구상력의 산물로, 주관과 객관의 경계가 사라지고 자신이 꿈의 세계 속에서 행동하며 그 세계가 주어지는 경험을 하게 됩니다.

 

깨어 있을 때 정신은 논리적이고 분석적인 기능이 강한 반면, 잠을 잘 때 정신은 창조적이고 초월적인 구상력이 발휘되는 상태임을 알 수 있습니다. 

 

신화는 단순히 예술적이거나 이론적인 표현이 아니라, 사회적 제도와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습니다. Ribot는 신화적 활동이 문명화된 사회에서도 존재하며, 이는 전설과 같은 형태로 나타난다고 주장합니다. 신화는 집단적 무의식의 산물이자 사회적 제도를 유지하려는 집합표상에서 비롯된 것입니다. Malinowski는 신화가 단순한 이야기나 관념이 아니라, 사회적 맥락과 관련된 제도적 성격을 지니고 있다고 지적합니다. 신화의 텍스트뿐만 아니라, 그것이 이야기되는 맥락(context) 또한 중요합니다.

 

신화가 제도적 성격을 가지는 것은 텍스트의 관념적 특성과 연관됩니다. 그러나 역사는 주관적인 신화와는 달리 객관적인 실재로서, 구상력의 논리는 단순한 이마쥬의 논리가 아닌, 형(形)의 논리로 발전해야 합니다. 이는 역사가 단순한 상상이나 주관적인 것이 아니라, 제도와 관련된 객관적인 형식 속에서 이해되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합니다.